한국화학연구원은 중소기업 목우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잔디 제초제 ‘메티오졸린’(사진)이 지난달 미국 환경보호청으로부터 상용화 승인을 받았다고 10일 발표했다. 화학연 관계자는 “미국 환경보호청에 농약을 등록하는 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을 등록하는 것과 비슷한 일로 세계 잔디 제초제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 신개념 농약을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메티오졸린은 골프장과 축구장 등 스포츠 필드, 가정의 정원 등 잔디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쓸 수 있는 제초제다.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표적항암제와 같이 잡초(새포아풀)만 선별적으로 없앤다.
그런데 추운 날씨에도 초록색을 유지하는 한지형 잔디, 일명 서양잔디는 새포아풀과 계통이 같아 새포아풀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제초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겨울에는 휴면 상태에 들어가는 난지형 잔디, 일명 한국잔디에서도 제초제에 내성이 생긴 새포아풀은 방제가 어려웠다.
김형래 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팀은 메티오졸린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해 한국을 포함한 6개국에 공정특허를 등록했다. 2010년 농촌진흥청 농약으로 등록된 메티오졸린은 ‘포아박사’란 상품명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엔 일본 수출에 성공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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