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미제…" 엽기토끼 살인사건 몽타주 확보…14년만에 실마리 풀릴까

입력 2020-01-11 04:45   수정 2020-01-11 04:48


'그것이 알고 싶다'가 새롭게 나타난 제보자 등에 힘입어 신정동 연쇄살인 및 납치미수사건을 다시 다룬다.

11일 방송 예정인 SBS 탐사보도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새롭게 나타난 단서들로 '신정동 연쇄살인 및 납치 미수사건'의 범인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간다.

2005년 6월,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권 양이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5개월 뒤인 11월, 40대 여성 이 씨도 비슷한 방식으로 유기됐다. 이는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장소, 수법이 일치해 이른바 신정동 연쇄살인으로 불렸던 끔찍한 사건들이다. 그러나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사건은 그렇게 미제로 남는 듯 했다.

지난 2015년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서는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되어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다가,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가까스로 탈출한 박 씨 이야기가 전파를 탔던 바 있다. 당시 박 씨는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 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반지하에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 외에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재수사에도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약 5년 후,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제대 후 케이블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강민석(가명) 씨는 2006년 9월쯤 신정동의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을 때, 작업하기 위해 올라간 2층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는 신발장을 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발장뿐 아니라 그 집의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억해냈는데, 놀랍게도 3차사건 피해자의 증언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곳에 살던 남자를 마주쳤고, 작업하기 위해 따라 들어간 반지하 집 안에 노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는 것. 제작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강 씨 기억 속 남자의 몽타주를 그려내고, 함께 신정동의 집을 찾아 나섰다.

한편, 부산에서도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의 용의자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장석필(가명)과 배영호(가명)는 2008년 두 차례의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

정우정 부산기장경찰서 경감은 "강도강간 범행을 한 동네에서, 그것도 두 명이 같이 이렇게 합동해서 하는 경우는 형사 경험상 드물다"고 말해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 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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