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대이란 추가제재 발표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여객기가 이란 미사일에 의해 피격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최종 결론을 내기 전 조사를 마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이란 미사일 격추설을 실명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우리는 그에 대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어떤 사람은 기계적인 결함이거나 실수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심을 갖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에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은 실수에 의한 우발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아베드자데 이란 민간항공청장은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와야겠지만 사고기는 미사일에 격추되지 않았다"라고 확신하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서방이 이란의 미사일로 여객기가 격추됐다고 주장하는 데 증거가 있다면 이란에도 공유해 달라"라며 "미국 정치인이 추락 관련 정보가 있다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출해 전세계가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수거한 블랙박스 정보는 자료를 추출하는 데 1~2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란이 보유한 특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자체 추출할 계획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때는 외부의 도움을 청하겠다고 밝혔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외무부 장관은 현재 비행기 내부를 조사 중이며 비행기 자체에 폭탄이 설치됐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테헤란 공항에서 해당 여객기의 출발이 지연된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면서 테러설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미사일에 격추됐을 수 있다는 서방 정부의 평가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항공(UIA) 보잉 737 여객기는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보리스필 국제공항으로 가던 이 여객기에는 승객 176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로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여객기 추락은 미국이 지난 3일 이란군 최고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제거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 수 시간 뒤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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