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링거 '링티' 개발…"탈수 현상 개선"

입력 2020-01-14 17:12   수정 2020-01-15 02:06


한국은 유독 링거 선호도가 높다. 피로감이 짙어지거나 감기만 걸려도 수액을 처방받는 이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눈길이 갈 만한 제품이 있다. 팔에 맞는 게 아니라 마시는 링거 ‘링티’다. 제품 판매를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약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내 경구용 링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시는 링거’로 탈수 개선

링티는 이원철 링거워터 대표가 2017년 5월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시절 개발한 제품이다. 행군 때 힘들어 쓰러지는 군인들이 많았지만 처치용으로 가져간 링거는 추운 날씨에 얼기 일쑤였다. 이 대표는 “군의관 한 명은 200명의 군인을 맡는다”며 “야외 훈련을 받다 보면 탈진하는 이들이 많은데 빠른 수액 처치에 한계를 느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가루 한 포를 물 500mL에 녹여 마시면 되기 때문에 일반 링거보다 훨씬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재활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이 대표는 “제품 경쟁력을 확신했기 때문에 제대 후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지난해 4월 창업했다”고 말했다.

링티의 핵심 기능은 현대인의 만성적인 탈수 현상을 개선해 피로감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물보다 커피나 음료수를 많이 마시는 현대인의 75%는 만성 탈수상태”라며 “몸속의 혈액량을 늘리고 수분을 보충해 피로를 개선시킨다”고 설명했다.

시중의 이온음료보다도 효과가 탁월하다. 물 1L를 마시면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고, 같은 양의 이온음료 역시 혈액량을 50~100mL가량 늘리는 데 그친다. 그러나 링티는 L당 혈액량 약 250mL를 늘리는 효과를 낸다. 포도당과 염화나트륨의 비율을 세심하게 조정한 삼투압 현상으로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했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아이·노인에겐 링거 보완재”

경구용 링거는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선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도 미국 제약사인 에보트, 일본 오츠카 등은 팔에 자주 링거를 맞기 어려운 노인이나 유아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링티는 일반식품으로 등록돼있는 탓에 지난해 과대광고 논란에 휘말렸다. 그러나 내년 초까지 링티를 전문의약품으로 등록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도 올해 중 의약품 도소매업체로 등록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문의약품으로 등록되면 수액을 맞기 곤란한 노약자나 유아 등에게 링거 보완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부터 비타민과 아미노산 등 기타 영양성분을 추가한 약국 판매용 ‘링티플러스’도 출시한다. 일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할 수 있는 ‘링티’, 약국용 제품인 ‘링티플러스’, 병원 처방용 ‘링거워터 산’ 등 세 가지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링티 효능을 활용해 기립성 저혈압 등 희귀질환용 약도 개발하는 게 이 대표 목표다. 흉추 밑으로 마비가 온 환자들은 혈압조절 능력이 떨어져 갑자기 일어서면 쉽게 기절하는 문제를 겪는다. 이 대표는 “혈액량을 늘리면 기립성 저혈압 환자의 혈압을 조절할 수 있다는 논문이 있다”며 “수요가 적어 제약회사들이 잘 개발하지 않는 희귀질환 약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심성미 기자 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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