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K머니'도 유럽 부동산 쇼핑…작년에만 16조원 넘어

입력 2020-01-12 17:50   수정 2020-01-13 14:24

마켓인사이트 1월 12일 오전 5시

연기금·공제회,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가 작년에 사들인 유럽 부동산이 125억유로(약 16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투자액 54억유로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등으로 국내 기관이 너도나도 유럽 부동산 투자를 늘린 결과다.

12일 영국계 부동산정보서비스 업체 세빌스에 따르면 한국 기관의 지난해 유럽 지역 부동산 투자액은 전년 대비 122% 늘어난 125억유로로 집계됐다. 국내 기관의 유럽 부동산 투자는 2015년 18억유로에 불과했지만 매년 급증하다 지난해 증가폭이 한층 가팔라졌다.

지역별로는 프랑스 부동산 투자액이 유럽 전체의 36%에 해당하는 45억유로(약 5조8000억원)로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대우가 1조원 규모의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마중가타워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한국투자, NH투자, 메리츠종금, 삼성 등 주요 증권사가 앞다퉈 오피스빌딩을 매입한 결과다.

국내 기관들은 독일에서도 19억유로(약 2조45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인수했다. 하나금융투자가 독일의 허브 공항인 프랑크푸르트공항과 연결된 복합상업시설 더스퀘어를 1조3000억원에 매입한 게 대표적이다.

영국에서는 2018년(약 22억유로)에 비해 다소 줄어든 16억유로(약 2조600억원)의 부동산 투자가 지난해 이뤄졌다.

부동산 유형별로는 유럽의 도심 오피스 빌딩에 가장 많은 11조6000억원이 몰렸다. 국내 기관들은 물류창고 등 산업용 부동산도 4조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관이 지난해 유럽 부동산 투자를 대폭 늘린 것은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유럽 대도시 중심가 빌딩의 임대수익률은 서울 도심 오피스 빌딩과 비슷하다. 하지만 레버리지(부채 조달)까지 감안한 투자수익률은 유럽이 한국보다 2~3%포인트 높다는 설명이다. 유럽 현지 금융기관에선 연 1%대 초반의 싼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여기에 유럽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투자 회수 시점에 매각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윤재원 세빌스코리아 해외투자자문 팀장은 “유럽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저금리로 인한 레버리지 효과와 유로-원화 간 환 프리미엄으로 인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유럽 뿐 아니라 미국 등 지역 다변화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국내 기관들의 부동산 투자가 같은 지역에 지나치게 많이 쏠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기금 관계자는 “유럽의 초저금리가 지금처럼 계속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금리 상승 또는 지역 불황에 대비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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