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 디자인의 반전…글로벌 톱3 '인덕션'에 꽂혔다

입력 2020-01-13 15:17   수정 2020-01-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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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3일 갤럭시S10·갤럭시노트10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10라이트·갤럭시노트10라이트를 공개했다. 전면 가장자리가 휘어지는 ‘엣지’를 없애고, 사라졌던 이어폰 잭이 되살아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사람들의 눈길은 후면의 ‘인덕션’ 카메라에 쏠렸다. 애플이 아이폰11 시리즈를 출시할 때 ‘인덕션 같다’고 조롱받았던 후면의 사각형 카메라 모듈과 형태가 비슷하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1 시리즈를 공개한 이후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기능 면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는 데다 후면의 사각형 카메라 모듈 디자인이 투박하다는 지적이었다. 인덕션, 면도기에 이어 ‘바주카포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애플은 높은 카메라 성능으로 디자인과 관련된 비판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렌즈 자체 성능은 물론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야간모드’로 호평받았다. 큰 카메라 모듈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뇌이징(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진다는 의미의 신조어)됐다’고 말한다. 애플은 고전을 겪던 중국에서 최근 사상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는 등 아이폰11 시리즈 인기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조롱거리였던 인덕션이 대세로

후면의 카메라가 사각형 모듈 안에 모여 있는 ‘인덕션’ 디자인이 스마트폰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카메라 성능이 차별점을 부각할 ‘킬링 포인트’로 떠오르면서다. 트리플(3개) 카메라가 스마트폰에 본격적으로 장착된 이후에도 한동안은 일렬 배치가 일반적이었다. 그 틀을 본격적으로 깬 건 애플의 아이폰11 시리즈다. 아이폰11 프로에서 카메라가 후면 좌측 상단에 집합하게 된 것은 세 렌즈의 유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렌즈를 일렬로 넓게 배치할 경우 화각을 바꿀 때마다 구도가 틀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피사체를 화면 중앙에 두고 찍다가 줌을 당기면 화면 좌측이나 우측으로 어긋나는 식이다. 카메라를 사각형 모듈 안에 모아두면 이 같은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카메라의 이미지센서 크기가 커지고 렌즈 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사각형 모듈의 일반화에 한몫했다. DSLR 카메라에 뒤지지 않는 사진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미지센서 크기를 키워야 한다. 샤오미가 최근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한 삼성의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크기는 여성용 손목시계만 하다. 연달아 배치할 때 거리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렌즈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트리플 카메라를 넘어 쿼드(4개)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폰도 출시되고 있다. 구도, 이미지센서 크기 등을 고려할 때 4개 이상의 렌즈를 일렬로 배치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화웨이, 삼성전자까지 ‘인덕션’ 탑재

사각형 카메라 모듈을 처음으로 선보인 건 화웨이다. 2018년 11월 출시한 메이트20에는 정사각형 틀 안에 렌즈 3개와 플래시가 들어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갤럭시A51·A71에서 후면 사각형 카메라 모듈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갤럭시A71에는 64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비롯해 초광각, 접사, 심도 카메라가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라이트·갤럭시노트10라이트에 이어 ‘갤럭시S20’이라는 이름이 붙을 것으로 보이는 차기 프리미엄폰에도 후면 사각형 카메라 모듈을 장착할 전망이다. 모듈에 5개의 카메라가 들어간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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