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대표 읍소에도 파업 반복…"국민 눈초리 차갑다"

입력 2020-01-13 10:22   수정 2020-01-13 10:24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13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지난해 12월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자 노사가 추가교섭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노조는 오는 15일까지는 오전조와 야간조가 4시간씩, 16일과 17일에는 오전조 야간조 모두 각각 6시간씩 파업한다고 이날 밝혔다. 각종 특근과 잔업도 모두 중단한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해 2019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150%+300만원 지급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라인수당 인상(S급 5만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잠정안은 지난달 13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1.6%의 반대로 부결됐다. 임단협 성과가 현대차보다 적다는 이유다. 지난해 현대차는 기아차 잠정안에 우리사주 15주 지급 등의 일부 내용이 추가된 합의안을 타결했다. 잠정안이 부결되자 노조는 지난달 18일부터 부분파업에도 나섰다.

최준영 기아차 대표는 지난달 18일 전 직원 앞으로 보내는 담화문을 통해 "공장폐쇄와 감원, 철수설에 시달리는 국내 완성차 3사를 거울 삼아야 한다. 세계 완성차 기업들은 경쟁력 확보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눈초리가 차갑다. 소모적인 줄다리기 대신 신차 성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읍소했다.

지난해 파업 후 이뤄진 추가교섭에서 노조는 현대차와 같은 우리사주 15주 지급과 성과급 및 라인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2017년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당시 회사가 각종 비용 상승을 우려해 중단했던 30분 잔업 시간 복원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아차가 파업을 반복하며 신차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말 3세대 K5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였다. 올해도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복된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빚어진다면 출고 대기기간이 길어지며 고객 이탈이 늘어날 것"이라며 "신차 효과와 실적 개선을 누리려면 노조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보다 2.2% 줄어든 52만205대를 판매했고, 올해 목표도 52만대로 제시한 상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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