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된 연예기획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및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다. 한한령 이전 중국 관련 매출이 컸던 기획사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13일 오전 11시24분 현재 에스엠,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3사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9% 상승 중이다. 지난해는 각종 스캔들로 인한 소속 연예인들의 활동 부진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는 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한한령 해제로 실적개선폭이 훨씬 커질 수도 있다.
청와대는 지난 7일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양국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올해 한국 방문은 확정적이라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양국 정상의 만남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 관련 기대감은 더 커졌다.
이달 7일 5000명에 이르는 중국 포상여행 관광단이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중국 건강식품회사 이융탕 소속 임직원들로, 2017년 중국 정부의 한한령 조치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는 한한령 해빙의 신호로 읽히고 있다.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국내 기획사들의 중국 활동도 재개될 것이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각 사의 대형급 아티스트들의 활동 재개와 신인 그룹들의 데뷔가 이어져 주가 상승 재료가 풍부하다"며 "이에 더해 중국 공연 시장이 열릴 경우 업종 전반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 대한 노출도가 높고, 주주환원정책 강화가 기대되는 에스엠을 엔터업종 최선호주를 꼽았다. 에스엠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중국 활동 증가 및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책에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여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에스엠의 목표주가로는 4만7000원을 제시했다.
JYP Ent.도 적극적인 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에는 트와이스의 일본 공연 규모가 여전히 성장기에 있을 것"이라며 "'ITZY' 북미 쇼케이스, 스트레이키즈는 일본 데뷔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한한령까지 완화된다면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주가수준도 대형 3사 중 가장 싸다고 봤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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