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성장률을) 2.5~3.0%로 봐왔다”며 “그러나 보잉 때문에 2.5%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잉의 상황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깎아 먹을 것이란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보잉은 최대 수출기업 중 하나이고, 737맥스 문제가 올해 GDP에 0.5%포인트 정도의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의 주력 기종인 737맥스는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와 작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잇단 추락 참사를 빚은 뒤 미국을 비롯한 40여 개국에서 운항이 정지된 상태다. 보잉은 당초 매달 52대씩 생산하던 737맥스를 작년 5월부터 월 42대 규모로 줄여 생산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판매가 중단된 만큼 생산한 비행기를 세워놓을 공간을 더 이상 찾기 어려워진 데다 지난달 11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스티브 딕슨 청장이 “737맥스 기종의 면허 갱신 처리가 2020년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고 밝힌 뒤 이달부터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초까지는 FAA의 면허 갱신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면허가 없으면 운항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은 보잉뿐 아니라 600개가 넘는 부품사 등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보잉의 최대 부품 공급사 중 하나인 미 스피릿에어로시스템은 캔자스주 위치토 공장에서 전 직원의 15%인 2800명을 해고했다. 이 회사는 추가 감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협력사인 미 우드워즈(날개 및 조정석 시스템, 액추에이터 생산)와 헥셀(탄소섬유)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보잉은 737맥스를 조립하는 워싱턴주 렌턴 공장의 인력 1만2000명 중 3000명가량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므누신 장관은 미·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과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 효과를 언급하면서 미국 경제가 올해도 매우 건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은행(WB)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성장률이 작년 2.3%에서 올해 1.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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