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막혀도 업무 공백 최소화…윤종원 기업은행장, 첫 공식회의서 '혁신' 강조

입력 2020-01-14 08:03   수정 2020-01-1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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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취임 후 가진 첫 공식회의에서 '혁신'을 강조했다.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혀 열흘 넘게 정상 출근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공백 최소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윤 행장은 전날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새해 첫 '경영현안점검회의'를 가졌다.

경영현안점검회의는 월 2회 은행장 주재로 전 임원들이 모여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 주요 경영상황 등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정례회의다.

윤 행장은 이날 회의에서 제도 개혁 등을 통한 '혁신금융' 선도,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한 조직 문화 혁신 등 '경영 혁신'을 강조하며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 신설을 주문했다.

또 미-이란 갈등 등 국제 경제상황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에 따른 시장상황 등을 점검하고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방지 대책 등도 논의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회의 주재는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대한 은행장의 의지"라며 "현재 사업그룹별로 업무 현황과 계획 등을 보고 받고 경영 계획을 구상하는 등 정상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지난 3일 기업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현재 노조의 출근 저지 행동에 막혀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노조는 윤 행장을 '전문성 없는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윤 행장을 임명한) 청와대가 먼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윤 행장의 대화 요청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금융노조가 '낙하산 인사 근절' 등의 내용이 담긴 정책협약을 근거로 정부가 협약을 파기할 경우 4월 총선에서 민주당 낙선운동은 물론 정권 퇴진운동까지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윤 행장은 노조와 꾸준한 접촉 및 대화 시도를 통해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기업은행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전문성 등을 제시하고 의견 수렴을 통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부 낙하산 인사’에 따른 불통과 함량 미달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의 업무공백이 길어질수록 노사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IBK연금보험, IBK투자증권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이미 지난달 만료된데다 수석부행장 등 부행장 5명의 임기도 이달 말과 내달 사이 만료되는데 인사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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