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윤석열 총장 아직 신뢰하나" 질문 쏟아지자…

입력 2020-01-14 10:25   수정 2020-01-14 10:57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4년 차 남북 관계 개선 방안과 검찰 인사 논란, 한일 관계, 부동산 정책 등 어려운 국정 현안에 대해 직접 답했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90분 동안 진행되는 기자회견에는 내외신기자 2백 명이 참석했다.

출입기자들은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된 내용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질의 포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총장을 아직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검찰이 사회정의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데 왜 자꾸 검찰 나무라느냐 억울하다는 생각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엄정한 수사에 대해서는 국민 누구나 박수 갈채를 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이 행사되고 있다고 국민들이 느끼기 때문에 검찰이 정의로운 대한민국 위해 가장 앞장서서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겸허하게 인식한다면 빠르게 개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에둘러 질책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등 어제부로 제도적인 개혁작업이 끝났다"면서 "검찰의 권한이 과거보다 조금 줄긴 했지만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중요사건들의 직접 수사권을 가지고 있고 경찰이 직접 수사권을 가지는 사건에 대해서도 영장 청구권을 가지고 있어 여러가지 수사를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여전히 검찰 권력은 막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소권도 공수처에도 판검사들에 대한 기소권만 가지게 되고 나머지는 여전히 검찰의 손에 있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 독점이 유지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연간 기소되는 판검사가 몇명이나 되겠나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검찰의 기소 독점에 놓여 있다. 검찰 개혁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은 검찰 스스로 우리가 주체라는 인식을 가져줘야 가능하고 또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 줘야만 수사관행 뿐만 아니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왕 이야기 나온김에 조금 더 말하자면 검찰의 개혁이라는 과정이 청와대에 대한 수사와 맞물리면서 그것이 조금 권력투쟁 비슷하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아시다시피 검찰개혁은 정부출범 이전부터 꾸준하게 진행돼 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이후에 끼어든 것에 불과하니 그 두가지를 결부시키지 말아달라는 부탁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뿐만 아니라 청와대, 검찰 국세청 경찰 등 모든 권력기관들은 끊임없이 개혁 요구 받고 있다"면서 "자칫 잘못하면 원래 가지고 있던 법적 권한 뛰어넘는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을 누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것을 내려놓으라는 것이 권력기관 개혁의 본질이다"라고 정의했다.

이같은 두루뭉술한 답변에 "6개월 전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당부했는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수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이 또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나 과거의 권력에 대해서나 검찰 자신이 관계된 사건에 대해서나 항상 엄정하게 수사돼야 하고 공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면서 "어떤 사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수사 공정성으로 국민들의 신뢰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스스로가 성찰해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최근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총장은 엄정한 수사,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로는 국믿를 신뢰 얻었다"면서 "그 점에 대해서 민주적 통제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는 검찰문화라든지 수사관행을 고치는데 윤 총장이 앞장서 준다면 국민들로부터 더 신뢰 받게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신년사를 이미 발표했기 때문에 이날은 자유롭게 기자들과 문답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윤 총장과의 불협화음에 대한 질문만 이어지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치사회 섹션에서 검찰과의 질문만 이어지고 있다 다른 분야 질문을 받겠다"고 전환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은 청와대 페이스북, KTV국민방송 유튜브 등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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