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자산관리가 서둘러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키우는 과정에서 수익 변동성이 확대되고 자본적정성이 하락한 탓이다. 자본확충 없이는 자본적정성을 안정화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연합자산관리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다. 지난해 5월 한국신용평가가 부정적 꼬리표를 달아 놓은 데 이어 연합자산관리의 등급 강등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이처럼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이 잇따라 연합자산관리의 신용도에 경고 알람을 울리는 건 높아진 실적 변동성과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수익성 때문이다.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도 있다.
부실채권(NPL) 투자와 관리를 하는 연합자산관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NPL 시장에서 44.4%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점유율이 줄고는 있지만 1위의 시장 지위를 갖고 있다. 2009년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중소기업 농협 등 6개 은행이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2016년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새로운 주주은행으로 참여했다.
연합자산관리의 NPL 투자자산은 2013년 이후 2조5000억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캐피털회사, 자산운용회사, 저축은행 등이 앞다퉈 시장에 참여한 영향이 크다.
이렇다 보니 연합자산관리는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꾸준히 늘어 지난해 9월 말 기준 기업 구조조정 관련 투자자산은 전체 투자자산의 38.5%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9월 말까지 연합자산관리는 26개 사모펀드(PEF)와 특수목적법인(SPC)에 약 2조원을 투자했다. 재무 취약 기업의 협약 채권과 주식을 인수하거나 대출을 실행했다. 산업은행 중소벤처기업 주식패키지 인수에도 참여했다. 기업 구조정 투자자산의 기초자산은 절반 이상이 주식 등 지분성 증권이다. 투자잔액은 약 1조6800억원에 달한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는 NPL 업무에 비해 투자 회수 기간이 길다. 수익 실현이 장기화할 수 있고, 투자 기업 가치 변동에 따른 위험도 있다. 수익 안정성과 현금흐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이란 의미다.
실제 2%대 중반으로 유지되던 총자산이익률(ROA)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5%, 0.6%를 나타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1.7%로 회복됐지만 944억원의 기업 구조조정 관련 투자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투자 기업의 상당수가 자본잠식이나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재무 취약 기업이라 수익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자산관리는 주주은행의 잔여 출자한도(3925억원) 내에서 필요 자금을 요청(캐피탈 콜)하는 방식의 증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주주은행들은 연합자산관리의 자본확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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