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行…봉준호 "'인셉션' 같아" 소감

입력 2020-01-14 13:00   수정 2020-04-08 00:02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공식 후보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13일(현지시간)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로 오른 후 미국 매체 데드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이 '인셉션'처럼 느껴진다. 나는 곧 깨어나서 이게 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기생충' 촬영 현장에 있고, 모든 것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다. 밥차가 불이 붙은 것을 보고 울부짖겠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훌륭하고 너무 행복하다"라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이 아담 맥케이 감독 참여의 드라마로 제작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봉 감독은 "아담 맥케의 '빅쇼트'를 정말 좋아한다. 그의 유머러스함과 미국 정치에 대해 보여주는 예리한 풍자를 사랑한다"며 "'기생충' 시나리오를 쓸 때는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담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있었다. 만약 러닝타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 부분에 대해 아담 맥케이와 곧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했다.

화제를 모았던 '골든 글로브' 수상 소감과 관련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앞서 봉 감독은 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무대에 오른 그는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뛰어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많은 멋진 세계 영화 감독들과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모두 즐길 수 있는 단 한가지 언어는 바로 영화"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미국 관객뿐만 아니라 한국 관객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한국에서도 관객들은 국산 영화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 보기 때문이다. 다양한 영화들이 대륙을 넘나들며 다른 관객들을 만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객들이 여러 다양한 영화들에 더욱 열려있고, 이 한국 영화가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된 것만 해도 미국 관객들의 변화된 태도를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 편집상, 미술상까지 총 6개 부문 최종 후보로 지명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2월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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