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신산업에 대한 사후규제 도입과 같은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가 정신을 고양하는 데 정부의 사활을 걸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대외 경제의 불안정성을 뛰어넘어 지속가능하고 항구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는 혁신성장에 전력투구해 경제활력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겠다”며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경제의 힘이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경제통’으로 평가받는다. 쌍용그룹에서 18여 년간 근무했고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과감한 규제 혁신을 통해 기업하고 싶은 환경을 만드는 데 사활을 걸겠다”며 고강도의 규제 혁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치로 사회 통합을 이뤄내겠다”며 “국회와는 소통을 넘어 실질적인 협치를 이뤄나가겠다”고 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대표와 국회의장을 두루 거친 6선 의원 출신인 만큼 국회와의 소통도 원활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총리는 정당과 각계각층 대표를 정기적으로 만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노·사·정 소통의 장이었던 ‘스웨덴식 목요클럽’이라는 구체적인 대화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또 “혼자 빨리 가는 특권보다는 조금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공정이 더 멀리 가는 힘이고 지혜”라며 불공정 개선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정 총리는 이전 총리들보다 더 강한 권한을 갖고 국정 운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총리는 총리 지명을 앞두고 지난달 “책임 총리를 보장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제청권뿐만 아니라 해임권까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외교·국방은 대통령이, 내치는 총리가 맡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골자로 한 개헌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21대 국회가 구성된 이후 1년이 개헌의 적기”라며 “수평적·수직적 분권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고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취임식에 앞서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수여식에서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을 지내셨기 때문에 당연히 삼권분립 침해라는 정치적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럼에도 총리님으로 모시게 된 것은 지금 우리 정치 상황 속에서 총리님만 한 적임자가 없고 또 제가 총리님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삼권분립 논란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총리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락근/박재원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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