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式 혁신' 외친 허태수 GS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경영화두로 ‘혁신’을 들고나왔다.


GS그룹은 허 회장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스탠퍼드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심포지엄 2020’에 참석해 혁신을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스탠퍼드 이노베이션&디자인 연구센터’가 주최한 이 행사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문제 해결 방법론으로 알려진 디자인 싱킹을 소개하고 연구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다. 허 회장은 GS에너지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GS건설 등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임직원 100여 명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스탠퍼드대 디자인센터장인 래리 라이퍼 기계공학과 교수 등과 만나 “외부와 협업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실리콘밸리 선진 기업들의 혁신 방법론을 각 계열사에 전파해 혁신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포함한 사업 상대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건강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것이 기업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했다.

허 회장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혁신 마인드를 독려하고 나선 배경에는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을 뚫고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GS그룹은 △에너지·발전 △유통·무역 △건설 등의 사업이 주축인데, 미·중 무역 분쟁과 이란 사태, 소비 부진,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는 경각심을 임직원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그룹은 올 상반기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법인을 설립해 혁신 문화 정착과 신성장 동력 발굴 등 미래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허 회장은 GS홈쇼핑 대표 시절 케이블 방송사인 GS강남방송과 GS울산방송을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모바일 투자를 늘려 업계 1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