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대해선 국민 누구나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는 바이고 그 과정에서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한다거나 피의사실 공표로 여론몰이를 한다거나 느끼끼 때문에 검찰개혁이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검찰이 그 점을 겸허히 인식한다면 검찰개혁을 빠르게 이뤄가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에 대해서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사 공정성에 오히려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90분간 즉석에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면서 "요즘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대해 검찰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총장에 대해서는 "엄정 수사,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로 이미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면서 국민으로부터 비판받는 관행을 고쳐나가는 것까지 앞장서준다면 신뢰를 받게 되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른바 조국 사태에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 가족의 표창장 위조혐의와 사모펀드 의혹 등을 수사하기 압수수색 등을 대대적으로 벌인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사임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한 기자의 "대통령이 본 조국은 어떤 사람이냐. 끝까지 임명을 밀어붙인 배경을 허심탄회하게 말해달라"는 질문에 "공수처법과 검찰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그리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조 전 장관의 유무죄는 뭐 수사나 재판 과정 통해서 밝혀질 일이다"라며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에 빚을 졌다. 국민여러분이 이제 그만 그를 놓아주길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에 대한 평가와 조 전 장관에 대한 당부에서 검찰 수사과정에서 그간 느껴온 문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청와대 출입 내·외신 기자 200여 명은 문 대통령과 마주 앉아 자유롭게 일문일답을 주고받았다. 질문자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 대통령이 직접 지명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났음에도 추가적으로 질문을 원하는 기자들의 요청에 응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며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방향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의 원상회복이 될 때까지 보다 강력한 대책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강조한대로 "혁신·포용·공정·평화 여러 분야에서 만들어낸 희망의 새싹이 확실한 변화로 열매를 맺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정부는 국민을 믿고 초심을 잃지 않고 임기 후반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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