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여행사들의 주름살이 펴질까. 일본여행 보이콧 여파로 지난해 7월부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새해 들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다음달 발표 예정인 지난해 4분기 실적까지는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올해는 바닥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실렸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10.56% 뛰었다. 모두투어도 1.37% 올라 반등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주가는 각각 24.49%, 25.72% 추락했다.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하향세를 탄 주가는 낙폭 만회에 실패했다. 여름철 최성수기에 한·일 갈등에 따른 일본여행 보이콧으로 여행객수가 급감한 여파다. 7월부터 일본 여행 수요가 크게 줄면서 지난해 연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 패키지상품 송객수는 모두 46%씩 줄어 반토막났다.
이에 지난해 4분기까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연결 기준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본 여행 보이콧이 이어진데다 홍콩 시위 사태로 인한 홍콩 노선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4억원이다. 매출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감소한 1748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투어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17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4분기 매출은 709억원으로 7.2% 감소한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지난해 12월까지 일본 여행 자제 여파가 이어졌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 패키지상품 수송객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4%, 85% 급감한 1만9000명, 3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올해는 실적 개선세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낮은 기저를 바탕으로 기반한 아웃바운드(내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것) 회복에 힘입어 반등을 노려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7월 말 도쿄올림픽을 바탕으로 일본 노선의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아웃바운드 회복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일본 노선의 회복으로 인한 실적 개선으로 하나·모두 투어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1분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4억원, 42억원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치겠지만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섣부른 기대감이 형성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본 비중이 높은 하나투어는 별도 기준으로는 올 2분기까지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면서 "헤게모니 잃은 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리바운딩(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을 상기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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