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이런 내용의 전세대출 관련 후속조치를 20일부터 시행한다고 16일 발표했다. 핵심은 “고가주택을 보유했다면 전세대출은 못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강화되는 전세대출 규제의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무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어려워지나.
“아니다. 이번 규제는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를 겨냥했다. 무주택이면 소득에 관계없이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에서 전세대출보증을 받을 수 있다.”
▷보증 없이 은행에서 빌리면 안 되나.
“은행은 주금공·HUG·SGI 보증이 없으면 전세대출을 내주지 않는다.”
▷9억원 이하 1주택자는.
“부부 합산 연소득(미혼이면 본인) 1억원 이하면 관계없다. 연소득 1억원을 초과하면 공공기관인 주금공·HUG에선 안 되고 민간기업인 SGI에서 전세대출보증을 받을 수 있다.”
▷보유주택의 가격 기준은.
“전세대출 신규·연장 신청일 가격으로 판단한다. KB시세와 한국감정원 시세 중 하나라도 9억원을 초과하면 고가주택이다. 보유주택 수는 부부 합산이고, 세대 분리한 배우자도 확인한다. 오피스텔, 분양권, 조합원 입주권은 포함되지 않는다.”
▷9억원 초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원칙적으론 안 되고,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①직장 이동,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의 사유가 서류로 입증되고 ②보유주택 소재 시·군을 벗어나 ③기존 보유주택과 새로 얻는 전셋집 양쪽에 세대원이 실거주하는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아내·자녀와 서울 방배동 10억원 아파트에 살고 있다. 부산으로 발령이 나서 혼자만 내려간다면.
“방배동에 아내와 자녀, 부산에 남편이 실거주하는 조건이면 부산 전세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온 가족이 부산으로 내려가고 방배동은 전세 놓는 건 안 된다.”
▷금호동에 7억원 아파트가 있고, 올 3월 목동 전셋집으로 이사한다. 2022년 3월에 금호동 집값이 9억원을 넘어버리면.
“전세대출 만기 때까지 문제 없지만, 연장은 안 된다. 연장 신청 시점에 고가주택 보유자이기 때문이다.”
▷전셋집 이사는 불가능한가.
“이사는 신규 대출과 같다. 따라서 고가주택 보유자는 불가능하다. 다만 혼란을 막기 위해 1월 20일 기준 9억~15억원 1주택을 보유한 전세대출 이용자가 이사를 위해 증액 없이 대출 재이용 시 4월 20일까지 한시적으로 1회에 한해 SGI 보증을 허용한다. 15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는 이런 조치 없이 규제를 전면 적용한다.”
▷전세대출 만기가 다가오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한다.
“20일 이전 전세대출을 이용 중인 고가주택 보유자는 연장이 허용된다. 하지만 증액은 신규 대출로 친다. 일부를 반전세로 돌려 전세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가능하다.”
▷전세대출 후 고가주택을 사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
“20일부터 전세대출을 받으면 ‘대출 기간 중 고가주택 취득 또는 다주택 보유 시 대출이 회수된다’는 추가약정서를 쓴다. 국토교통부 전산망을 최장 3개월 단위로 확인한다. 무주택자가 9억원 초과 주택을 샀거나, 1주택자가 다주택자가 된 것으로 확인되면 약 2주 안에 전세대출을 전액 회수한다. 대출을 회수당하면 3년간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을 이용할 수 없다. 전세대출을 갚지 못하면 연체정보도 등록된다.”
▷전세대출 후 9억원 이하 주택을 샀지만, 나중에 가격이 오르면.
“전세대출을 회수하지 않지만 연장은 안 된다.”
▷상속·증여로 인해 고가주택·다주택 보유자가 되면.
“상속은 본인 의사와 무관한 점을 인정해 전세대출을 회수하지 않지만 연장은 안 된다. 증여는 즉각 전세대출 회수 대상이다.”
▷무주택 전세대출자가 직장, 교육 등 사유로 다른 지역에 고가주택을 구매하면.
“그래도 회수한다. 전세를 얻거나 저가 주택을 사는 등 대안이 많지 않은가.”
▷청와대가 ‘9억원 이상 주담대 금지’ 등을 거론했다. 대출 규제는 더 강화되나.
“금융위는 12·16 대책 효과를 면밀히 분석 중이며 필요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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