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부동산은 지워라…올해는 주식의 해"

입력 2020-01-19 18:29   수정 2020-01-20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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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과 부동산은 피하고, 주식·주식형 펀드에 주목”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각 은행 자산관리 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다. 12·16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부동산에서 지난해만큼의 수익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대신 미국과 한국의 주식·주식형 펀드를 유망 상품으로 꼽는 이들이 많았다. 부동산에서 투자 수익을 얻기 힘들어지면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져서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등으로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채권은 워낙 금리가 떨어진 상황에서 쿠폰 금리로 수익을 얻기 어려워진 만큼 투자 후순위로 미뤄두라는 조언이 적지 않았다.


“부동산 작년보다 나빠”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SC제일·한국씨티 등 국내 7개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 전문가 총 5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상당수 PB는 올해 재테크시장이 지난해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 비중(42%)이 ‘나아질 것’(34%), ‘작년과 비슷할 것’(24%)보다 높게 나타났다. ‘올해 가급적 피해야 할 상품’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4%가 부동산을 꼽았다. 복수응답 기준이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매매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도 같은 비중으로 응답했다. 응답자의 16%는 미국 채권도 부정적으로 봤다. 한 서울 강남 지역 PB팀장은 “다주택을 보유한 강남 자산가들도 부동산시장을 관망하며 절세 방법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며 “채권은 저금리 추이를 고려할 때 수익 측면에서 크게 매력 있는 자산은 아니다”고 답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국내·미국 주식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가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가장 유망한 상품’에도 미국 주식·주식형 펀드(36%)와 한국 주식·주식형 펀드(34%)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의 한 PB팀장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고 D램 가격 반등으로 대형 정보기술(IT) 업종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적극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은 올해 국내 대형주 위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인컴형(배당형) 펀드를 주목해볼 만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정해진 배당을 꾸준히 받을 수 있어 최근 더 주목받고 있다.

“달러·금 안전자산 올해도 주목”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은 차익 실현 목적보다는 위험 분산 차원에서 꾸준히 가져가야 한다는 게 PB들의 조언이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따른 국제 정세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의 한 PB팀장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과 미·중 간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환율 1150원 선 안팎에 매수 가격을 잡아놓고 등락에 따라 유연하게 매매 전략을 취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원유를 기초로 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크게 올랐고 거래 대금도 급증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한 PB팀장은 “금·달러 등 안전 자산을 확보하는 동시에 좋은 투자처가 나타났을 때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현금을 꾸준히 늘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소람/정지은/송영찬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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