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17일(14: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자본 확충에 팔을 걷고 있다. 영구채(신종자본증권)로 2000억원을 적립한 지 한 달 만에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한다. 금융당국이 주력사업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를 강화하자 자본을 늘리는 강수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6일 후순위채 1000억원어치를 공모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7년물 700억원, 10년물 300억원으로 나눠 오는 30일 발행할 예정이다. 후순위채는 발행 당시에는 전액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만기가 5년 미만으로 남았을 때부터 자본으로 인정받는 금액이 매년 20%씩 줄어드는 채권이다. 증권사 자산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을 산정할 때 자본으로 반영된다.
최근 들어 자본 확충 성격의 자금 조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평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에만 3월(2100억원)과 5월(3000억원) 후순위채, 12월 영구채(2000억원) 발행으로 7100억원을 마련했다. 후순위채 발행은 2014년(800억원) 이후 5년 만, 영구채 발행은 창사 이후 처음이었다. 조달 빈도가 잦아졌을 뿐 아니라 발행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이 증권사 더욱 적극적으로 자본을 늘리는 것은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7480억원 규모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2016년 말 690%였던 NCR을 2017년 말 1191%로 높였지만 이 지표는 올해 3분기 말 817%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PF, 부동산 담보 대출를 비롯한 기업 신용공여를 대폭 늘린 영향이 컸다.
최근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규제 강화로 선제적으로 자본을 쌓을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 새 부동산 PF 규제에 따르면 증권사는 내년 7월까지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줄여야 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사업자에 대해 NCR 산정 때 부동산 대출액을 18% 차감하던 특례도 사라진다. 지난해 3분기 말 메리츠종금증권의 채무보증 규모는 자기자본의 200% 수준으로 이 중 145%가량이 부동산 관련 보증으로 이뤄져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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