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vs EU, 브렉시트 이후 무역협상 신경전

입력 2020-01-19 07:44   수정 2020-01-20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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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향후 진행될 무역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EU가 영국이 유럽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선 새로운 협정 협상 기간에도 기존 EU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영국이 반발하고 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이후 EU 규정과의 연계는 없을 것”이라며 “영국은 (만들어진 규정을 준수하는) ‘룰테이커’가 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비드 장관은 “브렉시트로 인한 새 규정 적용에 따라 어떤 기업은 이익을 얻고, 어떤 기업은 손해를 볼 수 있다”면서도 “영국 기업들도 새로운 규정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새 규정을 만드는 조정 작업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영국은 이달 31일 오후 11시를 기해 브렉시트를 단행할 계획이다. 브렉시트가 이뤄져도 영국과 EU 간 경제 분야에 당장 큰 변화는 없다. 영국은 EU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에서 공식 탈퇴하지만 EU 관세동맹과 단일 시장에는 잔류한다. 영국과 EU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 12월 31일까지 전환(준비) 기간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국과 EU는 전환 기간에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미래협정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 우선 11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모든 분야를 망라한 미래협정을 맺는 건 물리적으로 빠듯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EU는 무역협상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영국이 기존 EU 규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규정을 그대로 준수할 경우 EU 단일 시장에 잔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주장이다.

EU 규정 준수 여부에 따른 양측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영국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브렉시트 후 영국만의 새 규정이 생기면 여기에 맞추기 위해 비용이 추가로 들 수밖에 없어서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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