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푸르밀·롯데관광·동화면세점…롯데 방계 기업도 다수

입력 2020-01-19 20:15   수정 2020-01-20 00:52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5남5녀 집안의 장남으로,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의 동생들이 경영하는 방계 기업도 여럿이다.

농심이 대표적이다. 둘째 남동생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형인 신 명예회장과 라면 사업을 두고 갈등을 벌이다 별도 회사를 세웠다. 신춘호 회장은 1962년 일본 롯데 이사를 지내며 신 명예회장을 돕다 자기 사업을 하겠다며 1965년 롯데공업을 차렸다. 당시 신춘호 회장이 라면사업을 하겠다고 하자 신 명예회장이 크게 반대하면서 둘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춘호 회장이 반대를 무릅쓰고 라면 사업을 시작하자 신 명예회장은 “감히 롯데라는 사명을 쓰냐”며 동생의 라면 사업에 롯데 브랜드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신춘호 회장은 1978년 사명을 ‘농부의 마음’이라는 뜻인 농심으로 바꿨다.

푸르밀은 막내 남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이끌고 있다.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물산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두루 거친 뒤 회사 분할을 통해 독립했다. 롯데그룹 운영본부 부회장을 맡아 신 명예회장을 대신해 한국 롯데 경영을 지휘한 적도 있다.

하지만 1996년 서울 롯데제과 부지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정 소송을 치르며 형과 감정의 골이 생겼다. 신준호 회장은 이후 그룹의 주요 자리에서 밀려났고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할된 롯데우유 회장으로 취임했다. 롯데우유는 ‘롯데’ 브랜드 사용 금지 요청에 따라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꾸고 롯데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동화면세점도 롯데의 방계 기업이다. 동화면세점은 1973년 3월 문을 연 국내 첫 시내면세점으로 신 명예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가 이끌고 있다. 신 대표는 신 명예회장과 나이 차이가 24살 난다. 롯데관광개발도 롯데와 인연이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신 대표의 남편이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다. 롯데관광개발이라는 사명에는 ‘롯데’ 두 글자가 들어가지만 롯데그룹의 지분은 없다. 과거 신 명예회장은 김 회장이 ‘롯데’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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