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들은 “맨손으로 한국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한 분을 떠나보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문 대통령, 김상조 실장 보내 애도
신 명예회장의 두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종일 나란히 서서 조문객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보내 애도의 뜻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께서는 한국 경제의 토대를 쌓은 신 명예회장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나타냈다”며 “특히 한·일 경제의 가교 역할을 해 준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롯데가 향후에도 한·일 관계에서 민간 외교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업가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요즘, 고인의 도전적인 개척 정신과 열정 경영이 많은 사람에게 큰 울림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인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최고 원로 경영인이 이제 전설이 됐다”며 애통해했다. 그는 신 회장에게 “롯데가 지난 1~2년간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앞으로는 발전할 일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고령에도 열정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을 보고 여러 차례 감명받았다”며 “한국의 여러 젊은 후배 경영인에게 좋은 귀감이 됐던 분”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신 명예회장과 고향(울산)이 같아 롯데월드타워 설립 등 주요 사업과 관련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자수성가한 대기업 창업세대의 마지막 경영자인 고인의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찾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롯데란 대기업을 일군 것은 고되고 지난한 과정이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별도 추도사를 내 고인을 기렸다. 그는 “한국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고인의 경륜과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묵묵히 한국 경제를 이끈 고인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최한명 풍산 부회장 등 경영계 주요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대부분은 취재진에게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은 채 빈소를 빠져나갔다.
정치인들, 부산에 각별한 인연 강조
정치인의 방문도 이어졌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고인의 생애와 한국 경제가 같은 시기, 같은 궤적을 그렸다”며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끈 주역 중 한 분이 떠난 것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신 명예회장과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역구가 부산이고 지역구 바로 앞에 롯데가 큰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영도다리 공사 비용을 부담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며 “고인이 이를 받아들여 전액 부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인이 보국을 한다고 하면 아주 거창한 것 같지만, 나라를 위해서 기여할 때는 기여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고인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신 명예회장에 대한 애도의 뜻이 전달됐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 일본 정계와 경영계 주요 인사들이 조화를 보내왔다.
신 명예회장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2일이다. 영결식은 같은날 오전 7시 서울 잠실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신 명예회장은 고향인 울산 울주군 선영에 안치될 예정이다.
안재광/안효주/오현우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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