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20일 ‘대검찰청 간부 상갓집 추태 관련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법무부는 “대검 핵심 간부들이 심야에 예의를 지켜야 할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일반인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지르는 등 ‘장삼이사’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여러 차례 검사들이 장례식장에서 보여 왔던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감찰이나 징계를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 18일 늦은 저녁 한 검사의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심 검사장에게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이 항의하면서 벌어졌다. 양 선임연구관은 조 전 장관이 무혐의라는 의견을 보인 심 검사장에게 “조 전 장관이 왜 무혐의인지 설명해봐라” “당신이 검사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상갓집 추태’라고 표현한 것과 달리, 검사들 사이에선 양 선임연구관의 행동을 ‘의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추 장관이 지난 8일 인사를 통해 현 정권을 상대로 수사해온 검찰 고위급 간부들에 ‘좌천성 인사’를 단행한 이후 남아있는 조직내 실무책임자급들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김웅 법무연수원 교수가 지난 14일 앞서 사의를 표명하며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마시라”, “봉건적인 명에는 거역하라”고 밝혔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도 최근 직제개편에 반발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반부패·강력부장이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이 무혐의라 주장했다고 한다. 판단은 판사가 하는 것이고 기소는 검사가 하는 일인데, 그걸 못하게 했다는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1호 사건’으로 삼아야한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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