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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무선이어폰 배터리 시장의 48%에 달하는 원통형 배터리는 LG화학이 독점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초소형배터리 매출을 따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 회사 관계자는 “무선이어폰용 배터리를 비롯해 휴대폰, 노트북 등 소형배터리 매출은 지난해 3조~4조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배터리를 원하는 모양대로 자를 수 있는 제조 방식이 소형배터리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비결이라는 게 LG화학의 설명이다. LG화학은 수십여 개의 셀을 쌓아올려 하나의 배터리를 만드는 ‘래미네이션 앤드 스태킹’ 방식을 사용한다. LG화학 관계자는 “거대한 셀 하나를 둥글게 말아 배터리 모양을 잡는 기존 방식에 비해 낭비되는 공간이 적다”며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 없이 여러 모양으로 제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LG화학은 스마트워치용 육각형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 등 커널형(이어폰을 귓구멍 안에 꽂는 형태) 무선이어폰에 들어가는 코인셀 시장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의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코인셀 초소형배터리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버즈 플러스’에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도 코인셀 배터리 개발 및 사업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장은 독일의 바르타가 선점했지만 최근 소음 차단 기능의 커널형 무선이어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초소형배터리 시장은 작년 대비 90% 성장한 4억6000만 셀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코인셀은 2억6220만 셀로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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