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차를 줄여? "車산업 이해 떨어져"

입력 2020-01-20 10:59   수정 2020-01-20 11:15


 -자동차 수요 증가율 감소는 오래전부터 진행

 렌탈 택시를 제공하는 '타다' 이재웅 대표의 자동차산업 관련 발언이 자동차업계 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대표의 발언 자체가 자동차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전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20일 타다와 언론 등에 따르면 이재웅 대표는 최근 대담회에서 "2015년 쏘카가 본격화되고 2018년 타다가 시작되면서 신규 자동차 등록대수가 87만대에서 지난해 47만대로 줄었고,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20만대에 머물고 내년(2021년)이면 더이상 등록 대수가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쉽게 보면 쏘카와 타다가 자동차 수요를 줄였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이 퍼지면서 자동차업계에선 "모빌리티 사업을 전개하는 사업자의 자동차산업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 감소 추세는 쏘카 및 타다와 전혀 관계없이 자동차 보급률의 정점과 인구 감소, 그리고 대중교통 체계 확충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즉 새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젊은 소비층의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율 확대, 그리고 세대별 인구 감소가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이어서다.

 이와 관련, 이화여대 마래사회공학부 박재용 교수는 "단기 렌탈과 무관하게 자동차 보급률을 가늠하는 1대당 인구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중"이라며 "선진국 수준인 1대당 2.0명 수준에 다가간다고 할 때 한국은 현재 2.19명인 만큼 증가 속도는 당연히 둔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신규등록대수 감소는 쏘카 및 타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그들 나름의 입장이겠지만 쏘카와 타다로 등록대수가 줄었다는 주장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보급율은 해마다 증가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1대당 인구 수는 2012년 2.8명에서 2013년 2.6명, 2014년 2.56명, 2015년 2.5명, 2016년 2.37명, 2017년 2.3명, 2018년 2.28명, 지난해는 2.19명을 기록했다. 쏘카와 타다 등장 이전에도 이미 보급이 넘쳐 증가율이 둔화돼 왔다는 것. 이에 대해 국토부는 2015년부터 5년 동안 증가세가 소폭 감소한 이유로 1가구 2~3차의 보편화와 1인 가구 증가를 꼽기도 했다. 

 대중교통의 확충도 자동차 신규등록을 줄인 이유로 꼽힌다. 국토부의 대중교통수송분담율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철도와 버스 등의 대중교통 수송 분담율은 41.3%였지만 2016년에는 42.8%까지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승용차 이용은 오히려 54.7%에서 54.3%로 감소했다. 또한 택시도 3.3%에서 2.9%로 줄었다. 철도와 버스가 확충될수록 자가용과 택시 이용이 상대적으로 감소, 구매를 끌어내린 것일 뿐 같은 승용차인 렌탈이 수요를 줄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럼 왜 자가용이 줄었을까? 박 교수는 자동차 1일 평균 주행거리의 감소와 대중교통 이용 확대가 비례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한국교통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자동차 1일 평균주행거리는 39.2㎞로 2014년 40.2㎞에 비해 감소했다. 대중교통 이용 확대로 자가용 이용이 줄었고, 그에 따른 자동차 보유기간이 늘면서 점진적 수요 감소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차를 오래 보유해도 누적주행거리가 짧으니 굳이 빨리 바꿀 이유가 점차 사라진다는 얘기다.

 이런 점을 간과한 채 쏘카 및 타다가 일종의 자가용 수요 감소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개인이 보유하는 자가용 수요 감소가 초단기, 단기, 장기 렌터카와 리스 등의 증가로 옮겨 간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인구 감소에 따른 자가용 수요 감소, 그리고 렌탈로의 이동, 대중교통의 확충, 젊은 인구층의 감소 등에 따라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율이 10년 전부터 서서히 둔화돼 왔을 뿐 쏘카와 타다 때문은 결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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