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사장에는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부사장(56)이 승진해 이동한다. 삼성생명은 2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전 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다.
강원 정선에서 태어난 전 사장은 원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2015년까지 29년간 삼성생명에서 근무한 ‘생명맨’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재직 시절 삼성생명 PF운용팀장을 맡아 주요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했다. 이후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5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8년부터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일하고 있다. 생명뿐만 아니라 증권, 자산운용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고향’인 삼성생명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는 후문이다.
삼성카드와 삼성자산운용에는 삼성생명 출신이 대거 포진된다. 김대환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부사장·57)이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카드 대표로, 심종극 삼성생명 FC영업본부장(부사장·57)이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이동한다.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최영무 사장(57), 장석훈 대표(57)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로 옮기는 방안 등이 거론됐지만, 2018년 7월 대표직을 맡은 데다 삼성증권 실적이 좋은 만큼 수장 자리를 지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금융계열사 인사에서는 전자와 금융 계열사 간 순환 인사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삼성은 과거 삼성전자 DNA를 전 계열사로 확산시킨다는 취지에서 전자와 금융계열사의 순환 이동을 장려했다. 2013년 취임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 출신이다.
이런 기조가 바뀐 것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데다 정부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 제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금융사 근무 경험이 없으면 금융사 CEO 취임을 제약하는 등 자격 요건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래전략실이 없어진 뒤부터 전자와 금융 계열사는 각각 다른 시기에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전자계열사가 20일 사장단 인사를 했고, 금융계열사는 21일 인사를 할 예정이다.
고재연/황정수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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