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의 특명…"변액보험 최강자 지켜라"

입력 2020-01-21 17:53   수정 2020-01-22 01:40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생명보험업계의 경영 환경, 올해도 마찬가지다.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는 하나같이 ‘위기 극복’과 ‘비용 절감’으로 채워졌다. 생명보험업계에서 보기 드문 10년차 장수 CEO인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사진)은 어디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을까.

21일 미래에셋생명에 따르면 하 부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유니크 20 투게더’로 정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주특기인 변액보험 부문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변액보험은 보험금이 미리 확정되지 않고 투자 수익률에 연동되는 상품을 말한다.

하 부회장은 변액보험 투자금이 잡히는 회계상 항목인 특별계정 자산을 20조원으로 늘리자는 목표도 제시했다. 미래에셋생명의 특별계정 자산은 14조원 수준으로 삼성(48조원) 한화(21조원) 교보(19조원)와는 격차가 있다. 하지만 변액보험 수익률 면에서는 대형사를 앞지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펀드 3년 수익률은 16.3%로, 국내 22개 생명보험사 중 가장 높다. 2018년부터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 특유의 ‘해외 분산투자’ 전략이 수익률을 끌어올린 비결로 꼽힌다. 미래에셋생명은 전체 변액보험 자산의 6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해 업계 평균(8%)을 크게 웃돈다. 높은 수익률이 검증되면서 국내 변액보험 신규 계약의 30% 이상을 쓸어 담고 있다. 변액보험 판매가 늘면 수수료 수익도 장기간에 걸쳐 얻을 수 있다.

하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소비자가 미래에셋생명이 없으면 노후 준비에 어려움과 불편을 느낄 정도로 유니크한(다른 곳에 없는)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되, 특히 변액보험 가입자를 위한 디지털 서비스만큼은 업계 최고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생명보험업계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과거에 고금리 지급을 약속한 상품을 많이 팔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부터 변액보험 비중을 높여온 미래에셋생명은 이런 부담도 경쟁사에 비해 다소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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