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위권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 매각전에 KB금융그룹과 사모펀드(PEF) 3곳이 참여해 최소 4파전 양상으로 압축된 가운데, 김앤장법률사무소가 ‘바이사이드(인수후보측)’ 법률자문을 사실상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가 이날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PIIH) 보유 지분 100%를 놓고 진행한 예비입찰에 최소 5곳이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했다.
KB금융지주와 대만계 푸본그룹을 비롯해 국내 1~3위 PEF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인수 의지를 보이는 KB금융을 비롯해 한앤컴퍼니, IMM 3곳이 모두 김앤장법률사무소를 법률자문으로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만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법률사무소는 명실상부한 1위 법률자문사답게 다수의 금융 M&A 관련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13년 ING그룹의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매각과 MBK파트너스의 오렌지라이프 재매각에도 연달아 참여한 바 있다.
법률자문과 달리 재무자문과 회계자문은 여러 IB와 회계법인들이 일감을 나눠 가졌다.
KB금융은 재무자문과 회계(계리)자문에는 각각 JP모간과 딜로이트 안진을 선택했다.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는 재문자문에 각각 크레디트스위스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선정했지만 회계자문은 아직 뽑지 않았다.
IMM은 모간스탠리와 베인캐피탈을 공동 재무자문사로 선정했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우리금융지주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이 결정됐지만 DLF 및 라임자산운용 상품 판매로 인해 금융감독 당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탓에 푸르덴셜생명 인수전까지 뛰어들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푸르덴셜생명의 자산규모는 작년 9월말 기준 20조8132억원, 부채는 17조6866억원이다. 순자산(자본)은 3조1266억원에 달한다. 2018년엔 2204억원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업계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의 가격에 대해 주당순자산가치(PBR) 0.5배 이상을 적용할 경우 최소 1조6000억원 이상 최대 2조원 안팎에서 입찰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주께 예비입찰 참가자 가운데 적격 인수후보 대상자(쇼트리스트)를 추려서 발표할 예정이다. 본입찰은 내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김리안/이상은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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