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편의점 점포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일본 7개 편의점 체인의 점포수가 지난해 전년 대비 123개 줄어든 것입니다. 일본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일손부족과 인건비 상승 등이 일본인들의 생활 중심인 편의점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 발표를 인용, 2019년 일본 전역의 편의점 점포수가 전년 대비 123개(0.2%)줄어든 5만5620개로 집계됐다고 전했습니다. 200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편의점 점포수가 역성장을 한 것입니다.
2005년 3만9966개였던 편의점수는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습니다. 편의점이 사회 곳곳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일본인 생활의 중심은 편의점이라는 평도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편의점 왕국’이라는 명성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로 월 단위로 문을 닫는 점포수가 새로 생기는 점포수를 웃돌기 시작하는 등 최근 들어 편의점 업계의 쇄락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전체 편의점 점포수는 4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시장이 포화되면서 가맹점당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주요 편의점 체인들이 신규 출점을 억제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편의점 내점객 수도 2016년 이후 감소세입니다.
일반의약품이나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잡화점인 드럭스토어 같은 경쟁업체가 늘고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타 업종과의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여기에 일손 부족에 임금 상승 등으로 아르바이트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편의점의 경영 부담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에 세븐일레븐재팬 등은 신규 출점을 억제하고 있으며 패밀리마크와 미니스톱은 실적이 저조한 지점의 폐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편의점업계 전체 매출액은 10조3421억엔(약 108조8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사와다 다카시 패밀리마트 사장은 “편의점업계는 포화 상태가 됐고 대량 출점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일본에서 ‘편의점 왕국’이라는 문구는 유효성을 상실할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모양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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