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넌 '통합열차', 박형준의 선택…원희룡 구원투수 등판할까

입력 2020-01-21 11:11   수정 2020-01-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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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의 '양당협의체'에 전격 합의하면서 보수통합의 불씨가 살아난 가운데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하 혁통위)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냈다.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원 지사가 보수통합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신당창당에 참여할 지 관심이 쏠린다.

박 위원장은 21일 제주도청을 찾아 원 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설 전에 보수통합 신당 참여를 결정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올바른 방향,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 세력을 만드는데 중심적으로, 적극적으로 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원희룡 역할론'을 주장하며 원희룡 모시기에 집중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면서 "범중도·보수 세력을 규합한 통합신당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민국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많은 지도자급 인사를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래야만 보수통합 신당이 미래를 주는 정당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원 지사가 전기차 산업 육성, 기후변화 대응 등 미래 가치를 정책으로 펼치고 있다"면서 원 지사야말로 미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추켜세우고 "혁신이라는 게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메시지를 가지고 국민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원 지사의 힘이 필요하다"고 거듭 제안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고민할 부분이 있으면 고민하고, 주문할 부분이 있으면 주문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한 채 박 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40여분 간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박 위원장은 "원 지사가 '숙고하겠다'는 답을 줬다"면서 "설 명절 전에 결정을 내려 설 민심에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원 지사는 비공개 면담에서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는 데 정치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면서 "정치가 변화해야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시절 개혁 성향의 소장파 모임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렸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에 몸담았다가 현재는 무소속 상태다.

총선을 앞두고 원 지사의 자유한국당 입당 여부가 거론되자 그는 "혼자 입당하는 건 의미가 없다. 슬그머니 입당하진 않겠다"고 말한 바 있어 박 위원장이 내민 손을 잡을 지 주목된다.
혁통위는 이달 말까지 잠정적으로 모든 정당과 세력, 개인을 통합하고 다음달 중순쯤에는 가칭 추진위나 준비위를 발족해 총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물리적으로 통합신당이 정식 정당으로 출범하는 것은 2월15일 전후가 데드라인"이라면서 "상당히 시간이 급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새보수당이 제안한 양당협의체를 한국당이 수용하면서 양당 간 통합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박 위원장은 "혁통위가 한국당, 새보수당만이 아니라 광범위한 세력과 개인을 규합하는 플랫폼이 되고, 기본 원칙과 방향은 혁통위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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