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굴기' 화웨이, 美견제 뚫고 스마트폰 1위까지 넘본다

입력 2020-01-21 11:06   수정 2020-01-21 11:10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견제를 뚫고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1위로 올라선 장비 분야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에서도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은 화웨이 5G 장비 도입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네덜란드, 포르투갈도 5G망 구축에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미국이 화웨이의 5G 장비가 중국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며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요구한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균열이 갔다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영국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미국과 민감한 정보를 교환하는 이른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소속돼 있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며 이들 국가에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파이브 아이즈 가운데 미국과 함께 화웨이 배제를 선언한 곳은 호주, 뉴질랜드다. 캐나다는 아직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영국의 이번 결정이 캐나다를 비롯한 여타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화웨이의 5G망 구축과 관련해 발표된 연구 결과가 유럽 주요국의 이같은 결정에 힘을 실었다.

경제전망 기관인 영국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화웨이를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에서 배제할 경우 글로벌 국가의 5G 도입이 늦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화웨이 배제 시 5G 투자 비용은 최대 29% 늘고, 국민총생산(GDP)은 최대 630억달러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담았다. 특히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의 5G 투자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웨이가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23%) 에릭슨(20%) 노키아(14%)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3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중무장한 업계 1위 화웨이를 공급 경쟁에서 제외하면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단 설명이다.

유럽 주요국들이 미국 제재에도 화웨이 편에 서면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한층 견고해질 전망. 통신장비뿐 아니라 스마트폰 단말기 분야도 화웨이의 질주가 예상된다.

화웨이의 칼 끝은 삼성전자를 향한다. 화웨이는 이미 애플을 제쳤다. 작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18.2%의 점유율로 애플(12.4%)을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1위 삼성전자(21.3%)와의 격차는 단 3%포인트다. 거대한 자국 시장과 더불어 유럽, 중동, 중남미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다.

올해 화웨이의 목표는 세계 스마트폰 1위다. 작년 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2020년에는 3억대를 팔고, 매출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연간 3억대 안팎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를 작심 겨냥한 발언이다.

무기는 역시 가성비다. 화웨이는 올해 1000위안(약 16만원)짜리 5G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밝히며 초저가 5G 단말기 경쟁에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약해지면 통신장비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양은 이미 상향 평준화돼 관건은 가격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유럽이나 중남미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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