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이 미국에서 연일 승전보를 전해오는 상황에서 일본 언론들이 "'기생충'의 할리우드 흥행은 투자배급사인 CJ 덕분"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15일 '아카데미상 후보 '기생충' 진격 뒤의 한국 기업'이라는 제목으로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은 물론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과 편집상, 미술상 등 주요 6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 함께 '기생충'이 미국에서 활약을 이어가는 배경으로 CJ그룹과 이미경 부회장을 꼽았다.
이미경 부회장에 대해 "지난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장에서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을 때에도 이미경 부회장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한국 최대 재벌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손녀로 '기생충' 제작 총지휘를 맡았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CJ가 한국 영화, K-POP을 미국 시장에 알리는데 상당한 '푸쉬'를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교묘하게 한국 콘텐츠를 할리우드 등 미국 시장에서 밀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견해라는 게 국내 영화 관계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어느 투자배급사나 자사 작품은 밀어준다"며 "내가 '기생충' 담당자였어도 혼신의 힘을 다해 밀어줄 거다. 아카데미에 오른 후보작 중 열심히 하지 않는 작품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CJ의 힘으로 '기생충'이 이런 성과를 얻은 게 사실이면 CJ의 영업력은 세계 최고"라며 "담당자는 세계 최고의 몸값으로 할리우드 제작사들의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며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기생충'은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미국에서 최고 권위인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주요 5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또 지난 19일에는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영화가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 앙상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은 '기생충'이 최초이며, 외국어 영화가 수상까지 이어진 것도 '기생충'이 최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도 21년 전 외국어영화로 앙상블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화제가 됐지만, 수상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한편 '기생충'은 오는 27일 진행되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에 도전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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