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부·여당을 겨냥해 '비상식 바이러스'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보수통합에 대해 '회의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 전 의원은 2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옹호 세력을 공개 비판한 김경률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면담을 진행,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안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해외에 있을 때 조국 사태가 나고 김경률 회계사의 용기 있는 행동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귀국하면 가장 먼저 뵙고 말씀을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회계사인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동안 조국의 적폐 청산은 콘트롤타워인 민정수석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면서,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교수, 변호사 등을 향해 "주둥이만 열면 개혁, 개혁, 당신들이 촛불 혁명 정부에서 권력 주변을 맴돈 것을 빼고 뭐 한 것이 있느냐"고 비판한 인물이다.
김 전 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안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가 공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정받는 나라, 반칙과 특권이 없는 나라로 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노력하면서 계속 연락을 주고 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정은 진보와 보수가 상관없는 문제다. 내편이면 옳고, 상대편이면 틀리다는 비상식적인 생각이 우리나라를 어렵게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이렇게 널리 퍼져 있는 비상식의 바이러스를 잡아야 우리나라 미래가 있다"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안 전 의원은 또 보수통합에 대해 "그것이야 말로 정부·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길"이라면서 "야권에서 치열하게 혁신 경쟁을 하는 것이 나중에 파이를 합하면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보수진영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재차 선을 그은 것.
이어 안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막으려 더불어민주당을 찍고, 민주당을 막으려 한국당을 찍는 상황이 계속돼 왔는데 결국 수십 년 동안 남은 것이 무엇인가. 정치인들 밥그릇만 키워주는 꼴 아닌가"라면서 "저는 정치인 밥그릇이 아니고 국민들 밥그릇 챙기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일 보수통합과 선긋기를 하고 있는 안 전 의원의 행보와 관련 이번 총선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예상된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이끌며 38석을 꿰찬 안 전 의원이 독자노선을 유지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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