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겨냥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견제가 격화되고 있다. 삼성의 플래그십(주력 모델) 공개 당일에 신제품을 발표하는가 하면 삼성의 스마트폰 성능과 판매 대수를 폄하하는 등 날 선 신경전을 펼치기도 하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샤오미가 다음달 11일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10' 시리즈를 베이징에서 발표할 것이란 내용의 포스터가 유출됐다.
이날은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갤럭시S20' 시리즈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를 여는 날이다. 삼성전자는 화면이 위·아래로 접히는 조개껍질(클램셸) 형태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가칭)'과 무선이어폰 신제품 '갤럭시 버즈 플러스'도 함께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갤럭시S 시리즈를 상반기(2~3월), 노트 시리즈를 하반기(7~8월)에 언팩 행사를 열고 연2회 신제품을 발표해왔다. 이번 언팩 행사 역시 올 초부터 공식 일자가 공개됐다.
언팩 행사 날짜가 알려진 상황에서 샤오미가 뒤늦게 신제품 공개 일자를 같은 날로 발표하자 업계는 갤럭시S20에 집중된 관심에 미10이 편승하려는 시도로 평가했다. 샤오미는 지난해에도 삼성전자 갤럭시S10 공개 당일에 '미9'를 발표했던 전력이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화웨이의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지난해 670만대의 5G 스마트폰을 판매했다"는 골자의 자료를 공개하자 며칠 후 화웨이는 삼성보다 20만대 많은 690만대를 팔았다고 발표했다.
단 삼성전자는 시장전문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반면, 화웨이는 자체 출하량 조사였다는 점에서 삼성의 수치가 더 설득력 있다는 평가다.
앞서 화웨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성능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화웨이는 삼성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의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을 비꼬았다. 화웨이는 자사 폴더블폰 '메이트X'를 아웃폴딩 방식으로 만들었다.
또 '갤럭시노트9'를 겨냥해 1년6개월 사용하면 성능이 28% 저하된다는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반면 화웨이 스마트폰은 같은 기간 성능이 5~10% 가량밖에 저하되지 않는다고 했고, 갤럭시 노트9의 야간 촬영 등 카메라 성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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