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태가 장기화되는 바람에 직원들도 고초를 겪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행장은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했지만 노조의 저지로 21일째인 이날까지 본사 출근을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많은 은행장이 취임 직후 노조의 반대로 출근을 못했지만 20일을 넘긴 것은 윤 행장이 처음이다.
윤 행장은 노조와의 대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나타냈다. 윤 행장은 “노조가 요구하는 많은 이슈들이 기업은행 직원들의 희망을 반영한 만큼 최대한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결국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을 묻는 질문에 윤 행장은 “대화가 오가고 있는 가운데 내가 말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등은 정부의 의지도 강하기때문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와의 물밑 대화는 계속 진행돼 왔다고 했다. 윤 행장은 “다양한 채널로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도 이날 오전 출근 저지집회에서 윤 행장과의 대화 사실을 인정했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오히려 처음부터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를 계속 시도했던 주체는 노조”라며 “당정의 요청으로 몇차례 직접 대화가 있었지만 정작 윤 행장은 자회사 구조조정을 거론하는 등 대화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자회사 구조조정을 검토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윤 행장은 “구조조정은 전혀 계획한 바가 없다”며 “규모나 실적이 작은 자회사가 부사장이 두명씩 있다는 보고를 받아 어떤지 살펴볼 계획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와 언제든 대화가 가능하도록 연휴 중에도 서울에 남아있을 계획”이라며 “직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가급적 빨리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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