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중간간부 인사 앞둔 추미애의 뼈있는 농담?…"나가도 좋다"

입력 2020-01-23 09:15   수정 2020-01-23 12:22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앞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일선 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가도 좋다"는 내용 등으로 '오싹한 농담'을 하고 나섰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1일 공식 유튜브 채널 '법무부 TV'를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일선 검사들과 첫 만남'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라이스 투 미추(Rice to meet Choo)-추미애 장관과 함께하는 맛있는 밥 한 끼'라는 부제로 게시된 이 영상은 총 5분 24초 분량으로 구성됐다.

이날 게시된 영상에는 지난 16일 추 장관이 대한변호사협회가 선정한 '2019년 우수 검사' 20명 중 14명과 정부과천청사 구내식당에서 함께 한 오찬 과정이 담겼다.

영상 속 추 장관은 어린 시절 일화를 꺼내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남의 말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면서 "조금 눈치가 부족(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갔는데 저의 담임으로 배정되신 분이 제가 봤을 때는 조금 못마땅했다"면서 "그 선생님이 첫 수업시간에 '내가 싫은 사람은 나가도 좋아요'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 말을 진짜로 알아듣고 책가방을 싸서 당당하게 앞문으로 딱 나갔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래서 집에 갔더니 엄마가 '너 왜 왔니? 수업 안 받고'라고 하시더라"라며 "지금 인사를 앞두고 있어서 혹시 그것 때문에 강요에 의해서 오신 분들 있으면 나가셔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렇게 하셔도 제가 전혀 불이익을 드리지 않을 테니까"라며 웃었고, 참석자들도 일화가 이어지는 동안 함께 웃었다. 편집자 역시 추 장관의 발언을 의식한 듯 영상에는 "하하하 그게 더 무섭…", "농담도;;" 등의 자막이 달렸다.

이같은 추 장관의 발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조 전 장관은 2011년 12월 노무현재단이 주최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검찰 개혁에 대해 "나가시겠다고 하면 빨리 보내 드려야 한다. (검사들이) 집단 항명을 해서 사표 제출하면 다 받으면 된다"며 "로스쿨 졸업생 중에서 검사보를 대거 채용해 새로운 검찰을 만들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조 전 장관 취임 직후 법조계에서는 검찰에 대한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검찰 개혁의 주도권을 쥐려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차·부장급 중간간부와 평검사들에 대한 취임 후 첫 정기인사를 단행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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