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구글 '픽셀버즈2'가 곧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미국 IT 전문매체 폰 아레나에 따르면 구글의 무선이어폰 '픽셀버즈2'가 최근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인증을 받았다. IT기기가 미국 내에서 판매되려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나 블루투스 SIG에서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10월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픽셀버즈2를 공개한 바 있다.
구글은 2017년 1세대 무선 이어폰인 '픽셀버즈'를 선보였지만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당시 픽셀버즈는 이어폰 좌우가 분리되는 애플의 에어팟 1세대와 달리 양쪽 이어폰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무선 헤드셋 구조를 택했다.
이번 신제품에서는 애플의 에어팟과 같은 외형을 적용하고 양쪽 이어폰을 연결하던 케이블을 없앴다. 또 무선 인식거리를 늘리고 무선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폰 조작도 '헤이 구글'이라고 명령하면 자동으로 구글 어시스턴트가 작동한다.
색상은 블랙·화이트·오렌지·민트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픽셀버즈2가 세계 무선이어폰 시장을 사실상 휩쓸고 있는 애플 에어팟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16년 에어팟 1세대를 출시했던 애플은 현재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첫 출시 당시 "콩나물을 닮은 디자인"이라고 조롱받았던 에어팟이 현재는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품귀현상까지 빚어질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5870만대를 출하해 54.4%의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에어팟 프로' 판매량(2860만대)은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노이즈 캔슬링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없애거나 줄여주는 음향 기술이다. 외부 소음 파장을 분석해 이와 반대되는 음파를 만들어 소음을 잡는 원리다. 몇 년 전 고가 음향 장비에 이미 채택된 기술이지만 최근 들어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에도 탑재되는 추세다.
전체 무선이어폰 시장 수익 중에서도 애플 비중이 71%에 달한다. 후발주자로는 △샤오미 8.5%(910만대)로 △삼성전자 6.9%(740만대) 순이다. 애플을 제외하고 무선이어폰 글로벌 점유율이 10% 넘는 제조사가 없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무선이어폰 시장에 계속해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SA는 애플의 글로벌 점유율이 △2021년 31.9% △2022년 26.2% △2024년 19.3% 등으로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은 현재 130달러(약 15만원)에 '에코버즈'를 판매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또한 올해 무선이어폰 '서피스 이어버즈'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