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 3일 만에 20만 넘은 까닭

입력 2020-01-26 10:43   수정 2020-01-26 10:44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3일 만에 20만명을 돌파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우한 폐렴'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우리나라에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다. 단기간에 청원이 20만명을 돌파한 이유는 필리핀과 북한은 중국인 관광객을 돌려보내거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소극적인 방어하는 것으로 보여서다.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은 26일 오전 10시40분 현재 23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3일 만에 돌파했다.

청원인은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며 "북한마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데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이라도 한시적 입국 금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우리나라에 우한 폐렴이 상륙한 뒤에는 늦지 않겠는가"라며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국내에서도 3번째 우한폐렴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청원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더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단기간에 해당 청원에 20만명 넘게 몰린 이유로는 필리핀, 북한이 적극적으로 중국인 입국 자체를 막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우선, 북한은 지난 22일 우한 폐렴이 급속히 퍼지자 자국민을 포함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북한 사람들도 고려항공 표를 사서 입국할 수 없도록 조치한 것이다. 북한은 중국 베이징에서 평양을 오가는 항공편을 취소하고, 외국인 거주자들의 중국여행도 금지했다.

필리핀도 전날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 464명의 송환을 결정했다. 이들 중 아직 발열이나 기침 증세가 있는 사람은 아직 없지만,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다. 필리핀 당국은 3편의 여객기편으로 27일까지 송환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인 등 해외 여행객 입국 금지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여행객 입국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 효과가 크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그는 "1차적 타깃은 감염병을 막는 것이지만 기회비용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만약 해외여행을 금지한다면 감염병 자체는 차단할 수 있겠지만 다른 부정적 효과가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해외여행객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선 "우리처럼 검열을 하면서 유증상자를 가려내고 아닌 사람은 통과해야 하는데, 북한은 장비가 없어서 1차적인 방법을 한 것"이라며 "검열체계나 의학이 발달된 국가일수록 비교적 검열을 하면서 상황을 파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열제를 먹고 입국하면 공항 검역을 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우한 폐렴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한 관광객이 해열제를 먹고 공항 검역을 피해 프랑스로 떠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3만2000명에 달한다. 이들 모두를 대상으로 게이트 검역을 진행하는데 물리적 한계가 있다. 이에 호흡기 증상이 없더라도 우한시에 오랜 기간 거주했거나 열이 나는 증상만으로도 감시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부 검역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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