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도…英,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 쓴다

입력 2020-01-29 01:37   수정 2020-01-29 01:39

락토핏 당케어 광고 이미지
난각막NEM 광고 이미지
영국 정부가 미국의 반대에도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과 긴밀한 안보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화웨이 참여를 공식 허용한 것이다.

CNBC방송은 영국 정부가 28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5G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화웨이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이동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핵심 부품에 대해선 화웨이 참여를 제외하되, 민감하지 않은 비(非)핵심장비는 시장점유율에 35%의 상한선을 두고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최대한 신속하게 입법화할 계획이다. 니키 모건 영국 문화부 장관은 “우리는 가능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결성을 원하지만, 이는 국가 안보를 대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영국은 화웨이 장비 채택을 공식 허가한 첫 번째 유럽 국가가 됐다. 미국은 그동안 안보 위협을 내세워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특히 영국은 군사첩보 등 기밀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인 만큼 화웨이를 사업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미국의 압박이 강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이 참여하는 군사 동맹체다.

미국 정부는 서방 국가들이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이용하면 중국 공산당이 이를 이용해 군사 기밀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의 5G 장비가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화웨이는 스파이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달 초 미국 의회에선 5G 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국가들과는 정보 공유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미국의 최측근 동맹국인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승인하면서 다른 유럽 국가들도 잇따라 이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협상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CNBC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중국 기업 화웨이를 배제하려고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영국이 화웨이 참여를 허용하면서 영국과 미국 간 갈등이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27일 “5G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비자 이익을 국민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주어진 길”이라며 “중요 인프라와 안보, 정보 강대국과 협력하는 능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이브 아이즈 체제는 강하고 안전하게 가져가야 한다”며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킬 해법을 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식을 접한 빅터 장 화웨이 영국법인 최고경영자는 “화웨이는 5G 구축과 관련해 고객과 계속 일할 수 있다는 영국 정부의 확인에 매우 안심했다”며 “이는 영국이 세계 최고 기술에 접근하도록 하면서 경쟁적인 시장을 보장해 준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 1위 업체다.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에서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이다. 2위 삼성전자(시장 점유율 23%)와 3위 에릭슨(20%), 4위 노키아(14%) 등을 앞선다. 5G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다른 신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5G 네트워크를 통한 빠른 데이터 처리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