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김영재 사장에게 ‘회계업무를 임직원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긴 이유가 뭐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자기 집 곳간 열쇠를 식구가 아니라 남에게 맡긴 셈이다.
“자금을 깔끔하게 운용하고 싶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래야 돈이 이상한 곳으로 안 빠져나간다. (돈이) 불법적 사외 유출이 안 된다”고 그는 못 박았다. 투자자, 주주, 거래 관련 업체가 안심하고 투자·거래할 수 있게 회사 경영 구조를 투명하게 열어놓은 것이다.
회계를 외부에 위탁하는 것에 대해 “경영진이 불편하면 불편하지 오히려 주주들에게는 깔끔하다”고 김 사장은 말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만큼 신속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윤리경영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또 그 이점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시대가 투명함과 정의를 요구하고 있던 시절에 스카이72는 누구보다 먼저 돈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했다. 회계업무를 외부 회계전문업체에 맡긴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골프장에서는 스카이72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외국계 기업 중에선 종종 이런 경우가 있으나 (매출) 규모가 이 정도 되는 기업에서 그런 경우는 없다”는 게 스카이72의 회계를 담당하는 신아회계법인 김주훈 회계사의 말이다. 그는 “모든 자금 관리는 내가 한다. 자금 집행은 내 사인이 없으면 안 된다”고도 했다. 거래 금융회사는 물론 세무당국에서도 스카이72의 투명성을 높이 평가하는 대목이다.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돈 흐름을 투명하게 함으로써 대외 신뢰도가 한층 높아졌다.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진 반면 불필요한 비용은 줄어들었다. 회사의 긍정적 평판을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확보한 것이다. 스카이72에서는 매출이 줄어드는 경우 등의 고민 말고는 적어도 ‘돈이 문제’라는 말은 나올 일이 없다는 얘기다.
스카이72는 2006년 윤리강령을 제정, 선포하고 윤리관리세칙까지 규정했다. 윤리강령세칙에는 금품, 접대, 편의, 경조금, 금전거래, 예산재원의 부당 사용에 대한 내용이 명시돼 있다. 직원이 입사할 때는 윤리강령 실천 서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돼 있다. 윤리 교육도 2시간 받는다. 전 직원은 연 1~2회 집체교육을 통해 총 4시간 윤리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스카이72가 갑의 입장에서 계약을 하는 경우 을의 윤리실천협약서가 없으면 인감날인이 안 된다.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다.
스카이72에 고객은 ‘충성할 대상’이자 최대의 자산이며 존재의 목적이다. 주주 및 투자자에게는 투명경영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해준다. 이를 실현하는 임직원은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여긴다.
깨끗하고, 투명하게 경영하는 기업은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고 지속 가능한 존재가 된다. 윤리의 힘이다. 스카이72는 힘이 세다. 윤리의 파워가 강하다는 얘기다.
이기동 < 기업컨설팅 전문가·경영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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