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재정신청…5년째 인용률 '0%대'

입력 2020-01-29 14:42   수정 2020-01-30 00:33

검사가 사건을 불기소했을 때 고소·고발인이 직접 법원에 공소제기를 요청하는 재정신청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신청 건수는 3만 건을 넘었지만 인용률은 1%를 넘지 못했다. 재정신청 인용률은 5년째 1%를 밑돌고 있다.

29일 대법원에 따르면 최근 5개년간 전국 고등법원에 접수된 재정신청 건수는 연간 약 2만 건에 머물다 작년 처음 3만2000건을 돌파했다. 서울고법에 접수된 재정신청도 1만 건대 초반에 머물다 작년에 1만9000건을 넘었다. 하지만 실제 공소제기가 결정된 인용률은 작년 기준 전국 0.32%, 서울 0.25%에 그쳐 지난 5년간 가장 낮았다.

법조계는 그동안 재정신청 인용률이 낮았던 이유로 재판부의 업무 부담이 지나치게 크거나, 재판부 차원에서 추가 조사를 할 여건이 안 되는 점 등을 꼽았다.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따르면 검사로부터 불기소 통보를 받은 고소·고발인은 해당 검사가 소속된 지방검찰청을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데 현재 서울고법에서는 행정1~11부가 형사21~31부를 겸해 재정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전국 재정신청의 60%가량이 몰려 있는 서울고등법원은 다음달 처음으로 ‘재정전담재판부’를 설치할 예정이어서 향후 재정신청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재정신청이 여러 재판부에 흩어져 있고, 또 기존 업무와 같이 처리해야 하다 보니 재정사건에 제대로 신경 쓸 수 없었다”며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부 신설을 지난해부터 논의해왔다”고 말했다. 재정전담재판부는 공직선거법 등 특별법에 따른 재정사건뿐만이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불기소한 사건, 공수처가 수사했음에도 기소 대상이 아니라 검찰에 넘긴 사건 등에 대한 재정신청도 맡게 된다.

재정신청은 검찰 불기소 처분에 불복한 고소·고발인이 전국 고등법원에 공소제기를 신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사는 반드시 공소를 제기해야 해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견제하는 제도로 꼽힌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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