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2인자 '최후통첩'…"일감배정 안할 수도"

입력 2020-01-29 18:06   수정 2020-01-3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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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노그룹 2인자인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제조·공급담당 부회장(사진)이 29일 르노삼성 부산 공장을 찾았다. 그는 노사 갈등을 봉합하지 못할 경우 유럽 수출 물량을 줄 수 없다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모조스 부회장은 이날 부산 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현장 책임자 등 임직원과 간담회를 열었다. 우선 부산 공장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부산 공장의 경쟁력은 르노그룹 내 최상위권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노사 관계 악화가 (경쟁력 약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부산 공장의 생산비용이 더 올라가면 미래 차종 및 생산 물량 배정 과정에서 경쟁력을 잃을 것이란 경고다. 부산 공장 직원의 평균임금(약 8000만원)은 세계 52개 르노-닛산얼라이언스 공장 중 최상위권에 해당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 노조의 ‘게릴라식 파업’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르노 본사에선 (한국 공장은) 또 파업이냐는 말이 나온다”며 “르노삼성이 유럽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노사 갈등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노사가 손잡으면, 그룹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부터 부분·전면 파업을 벌여왔다. 르노삼성은 올 3월이면 부산 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수탁계약이 끝난다. 반드시 새로운 수출 물량을 따내야 하는 상황이다. 르노 본사는 지난해 초 크로스오버차량(CUV)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부산 공장에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르노삼성의 불안한 노사관계를 문제 삼으며 결정을 미뤄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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