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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정씨는 “날짜가 30~31일이라고 나왔고,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란 내용까진 전달받았는데 그 이상으로 업데이트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도 구체적 시간이 나오지 않아 교민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며 “전세기 마련이 어렵다면 의료진과 물자라도 보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세기 탑승이 어렵거나 다문화 가정, 현지에 남기로 결정한 인원을 위한 고려도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우리 정부의 콘트롤 타워 역할에 대해서도 에둘러 비판했다. 정씨는 “지금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 소스는 우한 총영사관 홈페이지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유증상자 탑승 여부를 비롯해 한국에서 여러 뉴스가 나오는 걸 봤지만 현지 사정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8일 “우한 폐렴은 악마”라고 역설한 데 대해 “중국 정부에서 저럴 때는 뭔가 상황이 해결되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교민들이 중국 정부의 우한 폐렴 관련 현황 은폐와 한국 정부와의 전세기 관련 협상 결렬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외교부는 “30~31일 전세기 4대를 투입해 우한 교민들을 이송하기로 하고 관련 방안을 중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오전 “우한폐렴 유증상자도 전세기에 태울 것”이라고 밝혔지만, 해당 내용에 대해선 중국 정부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3차 회의를 개최하고, 우한 교민들의 귀국 후 임시 격리 생활시설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2개소를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산과 진천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씨는 “청와대 측에서 연락이 왔을 때 전세기가 빨리 마련되길, 전문 의료팀과 긴급구호 물자가 급하다는 교민들의 요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하루 빨리 이 답답한 상황이 진정되고 교민 사회가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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