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집중된 대학가 신입생 환영회도 취소 사태로 번질 조짐이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여행·마이스업계에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말이 나온다.
경기도는 다음달 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기로 했던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및 국제 콘퍼런스’를 잠정 연기하기로 29일 결정했다. 이 행사는 3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됐던 대형 지역 행사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우한 폐렴 확산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때 살아나는 듯하던 포상관광도 다시 얼어붙었다. 2500명 규모의 중국 포상관광단과 한 달간 충남 지역을 둘러보려던 중국인 단체관광객 3000명이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인천은 2월과 3월 열기로 했던 ‘한·중 실버교류 행사’와 중국 기업 소속 포상관광단 답사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경기도 역시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온 1900명 규모 중국 포상관광단 방한 행사를 잠정 중단했다. 강동한 경기관광공사 팀장은 “마이스 시장이 당장은 비수기여서 견딜 수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우한 사태에 따른 불안이 2월 말까지 지속되면 아예 한 해 전체 농사를 망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대형 전시컨벤션센터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 고양 킨텍스 관계자는 “당장 2월 중순에 잡힌 출산·육아 관련 전시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킨텍스는 우한 폐렴 확산에 대비해 체온측정기와 손 세정제를 비치하는 한편 전체 시설에 특별방역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학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도 줄취소 사태를 빚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부산대 등 주요 대학은 다음달로 예정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잠정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 27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다수가 모이는 행사는 자제하라’는 공문을 각 대학에 보냈다. 오리엔테이션 전문 대행사 씨더블유씨의 박흥진 대표는 “3~4개월 전부터 전 직원이 매달려 준비해온 수십억원대의 프로젝트가 하루아침에 줄줄이 취소돼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선우/노유정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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