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전세기, 새벽에 돌연 취소…"중국 허가 지연"

입력 2020-01-30 08:17   수정 2020-01-30 08:3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과 관련해 중국 우한 거주 교민들을 30~31일 귀국시키려던 전세기 운항 계획이 갑자기 취소됐다. 외교부는 “오늘 밤 출발을 목표로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비난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30일 밤 홈페이지에 “중국 측의 허가 지연으로 1월 30일 목요일 임시 비행편 탑승을 위해 10시 45분까지 (우한 공항) 톨게이트로 집결하기로 했던 공지를 변경하오니, 해당되신 분들은 아침 일찍 이동하지 마시고 현재 계신 곳에서 다음 공지를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총영사관 측은 “중국 정부에서 비행 허가를 갑자기 늦췄다”는 것 외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당초 우리 정부는 30~31일 이틀간 전세기 2대를 총 4번 띄워 우한 교민 720명을 태우고 올 예정이었다. 계획대로라면 30일과 31일 오전 10시와 12시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오후 3시(현지시간)와 5시 우한 교민들을 이송하고 귀국시킨 후 격리 조치하는 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출발 시간이 늦어지는 건지, 날짜가 바뀌는 건지 확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외교부 측은 “오늘 밤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국민들이 최대한 조속히 귀국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기가 2대에서 1대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고 알려졌다.

우한 교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교민들은 “이런 상황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교민들은 “귀국 준비를 하면서 남은 식량을 주변에 모두 나눠줬다”며 “우리 정부를 믿었는데 왜 이렇게 말이 자주 바뀌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후베이성 한인회 사무국장인 정태일 씨(29·사진)는 “만약 전세기가 힘들다면 전문 의료진과 긴급구호 물자라도 빨리 보내 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전세기 탑승이 어렵거나 다문화 가정, 현지에 남기로 결정한 인원을 위한 고려도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정씨는 “지금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 소스는 우한 총영사관 홈페이지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유증상자 탑승 여부를 비롯해 한국에서 여러 뉴스가 나오는 걸 봤지만 현지 사정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8일 “우한 폐렴은 악마”라고 역설한 데 대해 “중국 정부에서 저럴 때는 뭔가 상황이 해결되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교민들이 중국 정부의 우한 폐렴 관련 현황 은폐와 한국 정부와의 전세기 관련 협상 결렬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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