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못 말리는 '로또 청약'…위례도 4.5만명 몰려

입력 2020-02-29 09:02   수정 2020-02-29 09: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에서도 소위 '로또'라고 불리는 아파트의 청약은 인기리에 이뤄지고 있다. 직접 모델하우스를 볼 수 없는 상황임에도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분양가가 시세와 차이가 나다보니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데다, 정부가 규제를 계속 내놓으면서 이른바 '막차심리'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 위례택지개발지구 A3-10블록에 들어서는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의 1순위 청약에서 426가구 모집에 4만4448명이 신청해 평균 10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217가구를 모집한 전용 101㎡A형에서 나왔다. 3만1401명이 몰리며 144.7대 1로 경쟁률을 나타냈고, 기타경기지역에서는 1만4228명이 신청해 396.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른 주택형은 평균으로 보면 101㎡B형(78.8대 1), 101㎡C형(69.6대 1), 130㎡형(51.9대 1), 145㎡T형(36.3대 1), 172㎡P형(21.5대 1), 236㎡T형(8.2대 1) 등이었다.

앞서 접수한 특별공급에서도 49가구 모집에 824건이 접수돼 평균 16.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 101㎡A형은 여기서도 경쟁률이 가장 높아 31가구 공급에 672명이 신청, 21.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말 1순위를 받았던 호반산업과 호반건설의 '위례 호반써밋 송파 II’ 보다 두배 가까운 청약자수다. 이 단지의 1순위 청약 결과 700가구 모집에 2만3701명이 몰려 평균 33.8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3.3㎡ 당 평균 2268만원으로,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했다.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의 경우 분양가는 3.3㎡당 평균 1960만원으로 주변 지역보다 낮다. 전용 101㎡의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7억5500만원으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하남시 학암동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의 경우 전용 101㎡가 지난해말 13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달에 11억7500만원에 매매돼 다소 주춤했다. 그렇지만 주변 아파트들이 대부분 10억원을 웃돌다보니 적어도 3억원의 차익은 가능할 전망이다.

당첨확률이 높은 이유도 있다. 공급물량은 전용 85㎡ 초과다보니 50%는 추첨으로 배정된다. 지역별로는 하남이 30%, 경기도 20%, 나머지 수도권에 50%가 공급된다. 경기도와 서울 등에서 청약이 집중되면서 전체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총 475가구)는 공공택지에 조성돼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에 달한다. 여기에 분양이 시작되기 전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모델하우스를 관람하기도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첫 위례신도시 분양에는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로나19로 분양 시장에서는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본격화되고 전화상담이 늘고 있다. 충분한 정보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청약자들은 시세차익이 나는 '로또 아파트'에 클릭하고 있다.

이번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 뿐만 아니라 앞서 1순위를 받았던 경기도 수원시 팔달8구역 재개발인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도 그랬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1074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15만650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45.72대 1을 기록했다. 수원에서 청약을 받은 이래 최고경쟁률을 찍었다. 전매가 6개월 후 가능한데다 시세 보다 낮은 분양가가 인기의 요인을 꼽힌다.

더군다나 이 단지는 정부가 지난 20일 내놓은 2·20대책의 규제을 간발의 차이로 피하게 됐다. 조정대상지역임에 대해 등기전까지로 전매를 제한한 새로운 규제에 해당되지 않는다.

정부가 지난 27일 내놓은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도 주택청약에 있어서 강화되는 규제를 엿볼 수 있다. 국토부는 청약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당첨시 거주의무 기간을 부여하는 등 실수요자를 위해 맞춤형으로 청약제도를 오는 11월 개선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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