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의 핵심 포인트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 부문이 작년 메모리 가격 불황을 딛고 올해 반등할 수 있을지다.
2018년 글로벌 반도체 호황 뒤 2019년 내내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반도체 보릿고개'를 견뎌야 했던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부진은 예상된 것이었다. 다만 4분기로 올수록 실적 회복세를 보인 데다 반도체 시장이 반등 조짐을 나타내 올해 전망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실적이 전 분기 대비 13% 증가한 3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당초 영업익 전망치는 2조원 후반~3조원 초반 수준이었다.
이같은 예상 밖 실적 호조는 지난해 7월까지 가파르게 하락하던 D램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낸드플래시 가격 또한 완만한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올해는 2분기를 기점으로 메모리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예상치를 훌쩍 넘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반도체 반등의 '신호탄'으로 풀이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전망한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평균 예상치는 지난해와 비슷한 3조원대다. 단 늦어도 올 상반기부터는 반도체 경기가 본격 상승 국면으로 전환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실적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는 비수기 영향에 따른 전반적 수요 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올해 전반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도 "1분기 낸드는 업황 안정화가 예상되며 서버 위주 수요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SSD는 데이터 센터향으로 고용량, 고성능 채용 확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 22조6000억원을 투자했다고 이날 밝혔다. 7나노 극자외선(EUV )등 미세공정 설비 증설로 관련 투자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수요 변동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예정.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등 삼성의 미래 성장 사업을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 5G 칩과 고화소 센서 채용 확대에 따른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EUV 5나노, 7나노 양상 확대와 고객 다변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4나노 공정 개발을 마치고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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