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브디프 베인스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은 이날 영국의 ‘화웨이 장비 제한 허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해결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빌 블레어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도 “안보 우려가 중대하지만 무엇이 캐나다에 최선인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캐나다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영어권 5개 정보 공유국)’ 중 아직까지 화웨이 장비 도입 문제를 결정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2018년 5G망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를 결정했다. 영국은 지난 28일 화웨이 장비와 관련해 ‘핵심 부문 배제, 비핵심 부문 일부 허용’ 방침을 정해 미국과 다른 길을 택했다.
캐나다 내에선 화웨이 장비 도입을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통신당국은 긍정적이지만 정보당국은 ‘스파이 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부정적이다.
캐나다는 2018년 12월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했다. 이후 중국은 캐나다 전직 외교관과 사업가 등 2명을 간첩 혐의로 억류하며 보복에 나섰다. 캐나다가 화웨이 문제로 고민하는 배경 중 하나다.
EU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안보 위험이 있는 공급자’에 대해선 5G 핵심 부품 공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이 요구했던 ‘화웨이 장비 금지’를 명시하진 않았다.
EU 회원국들이 화웨이 장비 도입 여부를 알아서 정하도록 한 셈이다. 티에리 브르통 산업담당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비(非)EU 공급자도 EU의 규정을 준수하는 한 환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EU가 영국의 전례를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어놔 미국에 또 한 번의 타격을 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독일 등 EU 동맹국에도 화웨이 장비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화웨이 장비 도입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화웨이는 EU 지침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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