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피해 안전자산 5종 세트(달러·국채·금·고배당·리츠)에 돈 몰린다

입력 2020-01-30 15:36   수정 2020-01-30 15:52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불안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초 국내외 증시가 랠리를 보이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새로 나타난 악재는 주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 금, 국채, 리츠, 고배당 상품 등 '안전자산 5종'에 대해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전통의 안전자산 달러·금·국채

30일 코스피지수는 37.28포인트(1.71%) 내린 2148.00에 장을 마쳤다. 우한 폐렴 확진자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까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춘제 연휴를 연장하고 증시 재개장도 다음달 3일로 늦췄다. 상하이·선전 등 중국 본토 증시가 개장하면 글로벌 증시가 또 한번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우한 폐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낸 반면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80전 오른 1185원에 마감했다. 이는 올 들어 최고치다.

달러 뿐 아니라 달러 투자 수단인 미 국채도 다시 값이 오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1.59%까지 떨어져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채권 수요가 증가해 채권값이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진다. 증권업계에선 우한 폐렴 사태가 일단락될 때까지 선진국과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채권시장에 모두 당분간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태근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우한 폐렴 우려로 외출 자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우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채권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의 경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어 채권시장의 강세 심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값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30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4월물 선물 가격은 트라이온스당 1580달러를 웃돌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6년 만에 최고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값 2000달러론'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금값은 작년 말부터 꾸준히 올랐지만 최근 우한 폐렴 이벤트에 급등하고 있다. IBK자산운용, 블랙록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에서 취급하는 금 펀드의 수익률도 7~8%에 달하고 있다.

○고배당주·리츠 등 '인컴 자산' 주목

증권업계에서는 수시로 발생하는 증시 악재를 비롯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 때문에 리츠나 고배당 상품도 인기를 끌 것으로 분석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저금리 상황에선 고배당주나 리츠 등 인컴 자산 수요가 많지만, 지금은 저금리를 이유로 들지 않아도 배당 수익률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볼 만한 상황"이라며 "고배당주엔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종목도 많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주가 부진해 상당수 고배당 ETF의 수익률이 주춤하지만 반도체 비중이 높은 상품은 성과가 좋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KBSTAR 대형고배당 10TR'의 경우 수익률이 14%를 웃돈다. 코스닥 종목에만 투자하는 'KBSTAR KQ고배당'도 3개월 수익률이 8%에 달한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도 주가 하락시 매력이 높아진다.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수익률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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